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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정직한 일입니다." 김지윤 작가의 글쓰기작가만나보기 2024. 6. 20. 13:33
write이 만난 writer 첫 번째 손님은 초등학교 때 팬픽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글 쓰는 삶을 이어오고 있는 김지윤 작가님 입니다. 지윤님이 글을 잘 써야 한다는 압박을 어떻게 벗어나시는지, 개인이 글쓰기로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인터뷰에서 확인해 보세요.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스텔러스라는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는 김지윤입니다.
스텔러스에 대해서 소개해 주시겠어요?
스텔러스는 콘텐츠 마케팅 및 미디어 운영을 대행해 드리는 에이전시라고 할 수 있어요. 다만 운영뿐 아니라 콘텐츠의 크리에이티브에 집중해 콘텐츠를 실제로 만드는 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업무는 크게 두 파트로 나눌 수 있는데요. 기업이나 개인이 의뢰한 콘텐츠를 만들거나 미디어를 운영하는 일, 혹은 콘텐츠를 독립적으로 제작하시거나 기획하는 분들과 협업하는 일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스텔러스가 연결고리의 역할을 하거나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할을 하곤 합니다. 현재 이오플래닛, 아시아투모로우, 아웃스탠딩 커뮤니티 등과 협업하고 있으며 이때 글쓰기는 스토리텔링의 기반이자 기본으로 핵심 역량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에 출간하신 책의 인기가 뜨겁다고 들었습니다.
뜨거운 정도인가요?(웃음) 2024년 3월에 『아이들의 화면 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라는 사회과학 책을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디지털 미디어를 가까이 두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아이들의 화면'이라는 키워드로 들여다보는 내용이에요. 사람들은 아이들과 자신을 분리해 ‘그러면 안 된다'고 가르치게 되는데요. 사실 아이들이 어떻게 화면에 적응하고 저항하는지 살펴보면 어른들이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적응과 저항 사이에서 위태로운 아이들의 면면을 조명하면서 앞으로 이 사회가 어떻게 디지털 미디어와 더불어 살아갈지 고고해 보고자 했습니다.
흥미로운 내용이군요. 글은 언제부터 쓰셨나요?
시간을 많이 거슬러 올라가자면, 저는 초등학교 때 팬픽을 쓰던 아이였어요. 당시 GOD가 큰 인기를 끌었고, 다음 카페에 제 언니와 가장 친한 친구만 초대해서 팬픽을 연재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스토리로 전개됐지만(웃음) 나름 수개월 연재할 정도로 글쓰기에 흥미를 갖고 있었어요. 이후 중학교 국어 수행평가 때도 단편소설을 2편이나 써내는 등 자유롭고 크리에이티브한 글쓰기를 즐겼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친구들과 돌아가면서 우정장(일종의 교환 다이어리)을 쓰는 유행도 있었는데요. 친구에게 전달할 만한 충격적인 소식이 있으면 어떻게 이 소식을 전하는 게 가장 재미있을지 고민했던 기억도 나요. 제가 어떤 친구에게 고백했다가 차였다는 소식을 우정장에 적어서 전달했고 친구가 공책을 펴자마자 덮어버리면서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웃음)
그 이후에 직업적인 글쓰기를 하게 되신 계기는 뭘까요?
직접적인 계기는 대학교 신문사에 들어간 일이었던 것 같아요. 일종의 활동비를 준다고 하길래 들어가서 종이 신문을 만드는 경험을 하면서 지금의 업으로까지 이어지게 된 것 같습니다.
글쓰기를 통해 새로운 기회가 열렸던 경험들도 있으실까요.
가장 최근에는 EO플래닛이라는 곳에서 콘텐츠 제작과 미디어 운영을 도와드리면서 특정 회사의 비즈니스를 분석하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 파트너사로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 그 글을 보고 본인들도 이런 글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의뢰를 해주셔서 전혀 연고가 없는 첫 번째 클라이언트를 얻게 된 경험이 있었어요.
비슷하게 언더독스라는 클라이언트와 영문 콘텐츠를 생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는데 처음에 좋은 분들을 섭외해서 열심히 인터뷰를 쌓다 보니 그 인터뷰를 보고 링크드인으로 먼저 연락이 와서 오히려 인터뷰를 요청하는 외국인 창업가도 생기더라고요.
괜찮은 글을 계속 꾸준히 생산하는 게 생각보다 더 중요하다고 느끼게 되는 일들이었죠.
많은 분들이 글쓰기에서 ‘영감’을 얻고 싶어 하시잖아요. 지윤님만의 영감을 얻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레퍼런스를 많이 보고 이런저런 자료나 메모를 남겨두고 나중에 글쓰기에 활용하는 편이에요. 적극적으로 검색을 해서 원하는 재료를 취하기도 하고, 혹은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공간을 돌아다니다가 접한 소재에 착안해 글감이 생기기도 해요. 일상에서 얻은 감정이나 경험, 대화나 생각도 글감이 될 수 있다면 취재 메모에 포함될 수 있겠죠.
진짜로 메모장에 써두기도 하지만, 사실 저는 제가 메모장을 다시 열어보지 않을 걸 알고 있어요.(웃음) 그래서 캘린더 앱에 일정을 만들고 소재를 적어서 미래의 저에게 글쓰기 과제를 남기곤 해요. 혹은 기고나 인터뷰같이 제가 평소에 일하는 데 바로 접목될 수 있도록 글 초안, 빈 공간에 소재를 적어두기도 합니다. 그러면 잊고 있다가도 캘린더 알람이나 업무를 시작할 때 그 메모를 보고 취재 소스를 상기할 수 있으니까요.
인풋 없이 아웃풋이 나올 수 없을 텐데 지윤님이 인풋을 얻으시는 곳은 어딘가요.
물론 적극적으로 정보를 탐색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연스럽게 단톡방이나 소셜미디어에서 인풋을 얻을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어떤 주제에 대해서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기도 하고 반대로 생각해 보기도 하고요. 사람들과의 우연한 대화에서 인상 깊었던 것이 있으면 그 대화에서 글감의 한 줄을 가져오기도 하거나 심지어 소셜미디어에서 띄워주는 ‘과거의 오늘’ 같은 콘텐츠에서 인풋을 얻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분명히 글쓰기에는 어려움이 많은데요. 지윤님은 글쓰기의 어떤 점이 어렵고 어떻게 극복하고 계신가요.
글을 쓴다는 건 ‘할 말이 있는 상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반대로 할 말이 없는 상태일 때 글쓰기가 어려워요. 꾸역꾸역 쓴 글, 써야 해서 쓴 글은 금방 티가 나거든요. 쓰는 과정에서도 별로 재밌지 않고, 의미를 찾기 어렵고요. 헌데 때로는 에너지 고갈이나 호기심 증발, 시니컬함으로 인해 ‘할 말이 없는’ 상태가 되곤 해요. 차라리 강제성 있는 마감이라도 임박해있다면 글쓰기를 시작할 텐데, 내부와 외부에 대한 경이감이 동력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글쓰기가 참 어려워지는 듯합니다.
이럴 땐 산책을 하거나 낮잠을 자기도 하면서 환기하려는 노력을 많이 해요. 아무 상관 없는 영화를 보거나 심지어 운전을 하기도 하고요.(웃음) 분산된 집중력을 다시 모으고 할 말을 만드는 것에 이런 환기가 효과적인 것 같아요.
글을 잘 써야 한다는 압박에 대한 대응도 궁금합니다.
글에 대한 업을 하면 할수록 피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럴 땐 탈압박을 많이 시도하는 편인데요. 소셜미디어에 일부러 구어체로 글을 써본다거나 짧게 올려보는 등 무게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들을 시도해 보는 것 같아요. 의식의 흐름대로 써보거나 일단 올려보고 반응이 약하면 지워버리기도 하고요.
개인이 글쓰기를 통해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요?
글쓰기를 제외하고 어떻게 브랜드가 될 것인가로 질문을 바꿔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글쓰기는 갈수록 콘텐츠의 근간이 되고 있고 글쓰기는 브랜드에 이제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된 것 같아요. 아무리 유튜브, 인스타 같은 이미지 중심의 미디어가 발달해도 결국 거기에 어떤 텍스트를 붙이느냐가 한 끗 차이를 만들거든요. 자막, 제목, 일상적인 기록, 채널명, 공지, 대댓글까지 모두 글의 종류라 볼 수 있어요. 게다가 영상, 사진조차 때론 글쓰기를 통해 기본 골자를 만들고서 제작에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적잖아요. 일관된 관심사와 활동으로 자기 브랜드를 얻은 유명 작가들은 글쓰기를 기반으로 브랜드가 형성될 수 있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마지막으로 글쓰기를 더 잘하고 싶은 분들께 한마디 해주세요.
글쓰기는 되게 정직한 일인 것 같아요. 역지사지, 지피지기라는 생각도 들고요. 결국 내 글을 접할 타인의 눈으로 내 글을 되짚을 수 있을 때 가장 효과적인 글쓰기를 할 수 있어요. 이는 ‘유려하게 잘 쓴 글'이 전부가 아니라는 의미기도 해요. 설령 철자가 틀리고 투박하더라도 진심을 담아 고객과 소통하려 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글이 브랜드 개성을 더 잘 드러낼 수도 있으니까요. 러브레터조차 누군가는 말랑망랑하고 애정표현이 듬뿍 담긴 글을 바라고, 반대로 솔직하고 직설적인 사랑 고백을 원할 수도 있는 것처럼요.
결국 글쓰기는 나 자신을 이해하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둘 사이를 어떻게 잘 연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부딪쳐 보는 경험이 아닐까요. 글쓰기를 잘하고 싶다는 건 나 자신을 잘 이해하고, 상대방을 조금 더 이해해 기어코 연결되고 싶다는 마음인 것이죠. 궁극적으로 왜 글을 쓰고 싶은지 정의하면 당신의 글쓰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보다 명료해지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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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작가님 Contact Point
Email: jinny@stellers.kr
write 베타테스터가 되어주세요! ✍️
*베타테스터가 되시면 김지윤 작가님의 '스스로 매력적인 브랜드가 되기 위한 글쓰기의 기술' 웨비나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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