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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최자민, 이강산 작가의 글쓰기작가만나보기 2024. 9. 27. 16:02
연희동에는 부부가 운영하는 사진 디자인 문구점, 비스켓스튜디오가 있습니다. 최자민 작가의 블로그 여행기에서 시작된 이 브랜드는 글이 쓰여진 여행 사진 굿즈로 유명한데요. write이 만난 두 번째 writer인 두 분이 글쓰기를 통해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지, 글쓰기가 막힐 때는 어떻게 해결하시는지 인터뷰에서 확인해 보세요.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강산(이하 강산): 안녕하세요. 저는 비스켓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주인장 이강산입니다. 글쓰기와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를 좋아합니다.
최자민(이하 자민): 저는 비스켓스튜디오에서 디자인과 글쓰기를 담당하고 있는 최자민입니다.
비스켓스튜디오는 사진과 관련된 굿즈들로 유명한 곳인데요. 이번에 책도 출간하셨다고 들었어요.
강산: 이번에 출간된 『다시 한번 해피엔딩』이라는 책은 저와 자민이의 신혼여행 이야기를 엮은 책이에요. 자민이가 저희 둘의 신혼여행 이야기를 글로 써서 사진과 함께 블로그에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온라인에만 남겨두기 아쉽다는 생각에 매장에서 전시까지 해봤는데 호응이 좋아서 전시를 마무리할 때 기록으로 남겨보고자 만들게 되었습니다.
자민: 온라인에 있던 기록을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어서 책으로 출간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책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강산: 아직 온라인에 업로드를 못했는데 오프라인에서는 매우 긍정적이에요.(웃음) 매장에 방문하시는 고객들이 책은 없냐는 질문을 많이 하셨었는데 드디어 저희 책을 소개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 좋습니다.
자민: 생각 외로 한 번에 두 권씩 사는 분들이 많아서 신기해요. 신혼여행 이야기여서 그런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책 제목의 의미도 궁금합니다.
강산: 신혼여행 중에 파리에서 아이슬란드로 넘어가는 날이 있었는데 아이슬란드 날씨가 태풍 치듯 너무 안 좋고 자민이 카메라의 렌즈 앞부분도 깨지고 공항에서 수화물 관련해서 문제도 발생하는 등 그날 하루가 너무 힘들었어요. 힘겹게 숙소에 도착해서 씻고 누웠는데 너무 포근하고 행복한 거예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지금 이 순간이 그냥 너무 좋다.’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자민이 블로그를 보니 그 순간에 대해서 ‘오늘도 다시 한번 해피엔딩'이라고 표현해놨더라고요.
자민: 삶에서도 여행에서도 안 좋은 일이 있어도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라는 의미에요. 책 전체에 그런 늬앙스가 깔려있기도 하고요. 책 제목은 둘 다 고민하지 않고 엄청 자연스럽게 이 문장으로 선택했던 것 같아요.
비스켓스튜디오 제품들의 특징이라면 감각적인 사진과 함께 곁들여져 있는 카피일 텐데요. 이렇게 사진에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가 있나요?
자민: 그렇게 하겠다고 정했다기보단 비스켓스튜디오의 시작이 제 블로그 여행기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사진과 함께 그날 있었던 일을 짧게 올렸었는데 사진과 글을 함께 붙여두면 그날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드는 게 너무 좋았거든요.
강산: 저희는 둘 다 여행할 때 노트랑 펜을 꼭 들고 다녀요. 그 순간에 생각나는 이야기나 감정을 휘갈겨 놓고 여행이 끝나면 그때의 기분으로 사진과 글을 합치는 거죠. 그러면 고객들도 저희가 느꼈던 감정들을 공유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고객들이 오랫동안 비스켓스튜디오를 찾는 이유일 수도 있겠네요.
자민: 저희 사진 중에는 커피랑 그릇, 침실같이 엄청 일상적인 풍경들이 많은데요, 저는 이런 사진이 평범하다 생각했는데 고객들의 피드백을 들어보면 이런 사진들이 ‘비스켓’스러워서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거기에 당시의 감정까지 글로 더해져 있다 보니 저희가 느꼈던 따뜻함을 고객들도 느끼고 감정 이입이 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강산: 구매하는 건 사진이지만 저희 둘이 여행할 때 느꼈던 그 감정도 같이 구매하게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비스켓스튜디오 매장에는 고객들이 정성스럽게 손글씨로 써둔 다양한 글이 붙어 있어요. 이건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자민: 처음에는 간단한 방명록 정도였어요. 그런데 저희가 시도했던 첫 전시의 주제 자체가 하나의 질문이었거든요. 덕분에 전시실 안에 놓아둔 종이에 고객들이 한 분씩 질문에 대한 답을 적다 보니 굉장히 깊이 있는 글들이 쌓이게 된 것 같아요.
강산: 제가 사람들 얘기 듣는 걸 좋아하다 보니 매장에 방문한 고객들이 가볍게라도 참여할 수 있는 걸 만들자고 제안했어요. 우리 여행을 일방적으로 소개하는 것도 좋지만 누군가의 고민이나 인생의 한 부분을 들여다본다면 그 사람의 삶을 우리가 슬쩍 여행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글을 써 두셨는데 처음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글을 쓸 거라고 예상했나요?
자민: 전혀 아니었어요.(웃음) 심지어 초반에는 매장에 앉았다 가는 분들도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방문하는 고객마다 앉았다 가셔라, 글 쓰고 가셔라 이렇게 제안했죠. 사실 요즘은 손글씨 쓸 일도 잘 없잖아요 그래서 이런 걸 어색해하기도 하셨던 것 같고요.
강산: 그런데 글이 하나 둘 늘고 점점 많아지니까 글을 쓰는 분들도,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을 읽는 분들도 많아졌어요. 그중에 몇 분은 글을 읽다가 눈물도 흘리시더라고요. 그분이 읽은 글 자체가 감명 깊기도 했겠지만 자기를 돌아보면서 그 순간의 감정에 빠지고 감동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자민: 다들 바쁘게 살다 보면 자기를 돌아볼 시간이 많이 없잖아요. 그런데 비스켓스튜디오에 와서 잠깐 쉬면서 여유도 느끼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매개체로 저희는 글쓰기를 선택한 거죠.
글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으실 것 같은데, 두 분이 가장 기억에 남으시는 글이 있을까요?
자민: 저는 중학생 친구가 쓰고 간 글이 기억에 남아요. 요즘 본인의 학업도 힘들고, 부모님과 언니가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도 힘들다는 내용의 글이었어요. 제 중학교 시절을 생각해 보면 이런 공간에 혼자 오거나 그런 고민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여기까지 와서 그런 고민을 남기고 갔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대견했어요. 이렇게 다른 분들이 쓰고 간 글을 보면서 간접경험을 하기도 하고 배우는 점도 많아요.
강산: 라디오 오프닝으로 사용되었던 한 구절을 적어두고 가신 분이 계셨어요. 하루하루를 날씨에 비유한 글이었는데 어떤 날은 진흙 같고, 어떤 날은 구름 속에 있는 것 같은 날도 있지만 맑은 날도 분명히 온다는 글이었어요. 그날 제 기분이 진흙 같았는데 그 글을 읽고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자민: 원래 이 종이는 우리가 고객들에게 여유를 선물하기 위해 만든 거였는데 오히려 우리가 위로를 받고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쓰게 되실 텐데 두 분은 글을 통해 고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신가요.
자민: 제 글은 삶의 궤적을 따라가요. 결혼 전에는 나 자신에 대해 돌아보는 글을 쓰고, 결혼하고 나서는 사랑에 대한 글을 쓰고, 지금은 아이가 있다 보니 아이랑 함께하는 삶에 대한 글을 많이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내 삶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는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요즘은 아기를 낳으면 내가 하고 싶은 걸 못한다는 인식이 많은데 저는 아기랑 함께해서 더 행복한 삶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은 거죠. 지금도 저희 매장에 오시는 분들이 저희 책이나 전시를 보면 결혼하고 싶어진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세요.(웃음)
강산: 글쓰기는 결론적으로 다들 하는 생각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의 차이인 것 같아요. 저는 제 글이 누군가에게 닿았을 때 나도 글을 써보고 싶다. 나도 뭔가 남겨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게 하는 글을 쓰고 싶어요. 메시지로 정리한다면 용기를 주는 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분은 어디서 글쓰기의 영감을 얻으시나요?
강산: 저는 주로 서점에서 많이 얻어요. 서점을 구경하다가 제목이 눈에 들어오는 책이 보이면 꺼내서 몇 페이지 읽어봐요. 그런데 와닿는 게 없으면 다시 넣습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가 몇 페이지를 읽었는데 마음에 들면 그 책을 삽니다.(웃음) 이게 제가 영감을 얻는 하나의 방식인 것 같아요.
자민: 저는 외부에서 얻는 것보다 제가 예전에 썼던 일기나 블로그 글에서 많이 얻는 것 같아요. 10년 전에 내가 쓴 글을 보면 지금이랑은 많이 다르거든요. 그때와 많이 달라진 저의 모습과 가치관을 보면서 글감이 떠오르곤 해요.
글을 쓰다 보면 막히는 때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 경우엔 어떻게 하시나요?
강산: 자판에 손가락을 올리는 것 자체가 일단 어려운 것 같고요.(웃음) 글쓰기가 막힐 때는 편지를 씁니다. 대상을 특정하진 않는데 주로 자민이에게 써요. 편지를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손도 풀리고 글감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자민: 일단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래도 안 될 때는 공원에 가서 써보거나 버스를 타고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볼 때도 있어요. 혹은 전시회를 보러 가서 글에 대한 생각을 환기할 때도 있습니다.
글쓰기는 두 분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강산: 저에게 글쓰기는 일종의 목적지인 것 같아요. 여전히 헤매면서 가고 있지만 언젠가는 도착하고 싶고, 도착할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자민: 저는 제 삶의 순간들을 저장해두는 잼병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비어있던 잼병에 제 삶의 순간들을 한 스푼씩 쌓는 거죠. 나중에는 달콤한 잼이 가득 찬 잼병을 가진 사람으로 나이 들고 싶은 꿈이 있어요.
마지막으로 글쓰기를 더 잘하고 싶은 분들께 한마디 해주세요.
자민: 항상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제 친구가 한 명 있는데 그 친구에게 저는 책 읽으라고 말해요.(웃음) 다양한 책을 읽다 보면 본인이랑 잘 맞는 작가나 책이 분명히 있거든요. 그런 작가 한 명만 파도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강산: 저는 항상 제가 쓴 글에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는 피드백을 들어요.(웃음) 그래서 불필요한 것들을 걷어내는 작업을 하게 되는데, 정말 써야 하는 말을 제외하고 나머지를 빼다 보면 좋은 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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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켓스튜디오 Info
매장위치: https://naver.me/FXZqzDZ2
홈페이지: https://www.beesketstudio.com/
write 베타테스터가 되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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